“세상이 나에게 해 준 것도 없는데, 내가 왜 세상을 배려해야 하는지 모르겠어.” A양은 플라스틱 빨대 대신 제공받은 종이 빨대로 음료를 휘휘 저으며 세상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
언젠가 지인으로부터 "너는 부자 되긴 글렀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다. 구멍 난 면장갑을 바늘로 꿰매고 있는 나를 보고 친구가 혀를 차면서 내뱉은 말이었다. 그 친구가 알면 더 심한 말을 들을 일이 생겼다. 뜻하지 …
나는 현재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K-고3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바질 지구 생활 수기 공모전>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환경에 관한 나의 생각이 바뀌게 된 경험을 나누고 싶어서이다.&nb…
똑- 똑- 수도꼭지에서 물 새는 소리가 난다. 그러면 늘 아빠가 나타나신다. 수도를 잠그고, 환경을 보호해야 하지 않겠냐고 이야기하시면서, 수도꼭지를 덜 잠근 범인을 – 주로 나였지만- 혼쭐내…
옷을 좋아했던 나는 습관적으로 의류 쇼핑 어플을 켰다. 거기에는 늘 내가 갖지 못한 옷들이 가득했다. 집에 청바지는 많지만 내 몸에 꼭 맞다고 생각하는 청바지가 없다. 블라우스도 많지만 나한테 어정쩡하게 커서 핏이 …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고. 수능성적이 그즈음이었다. 고만고만한 학교와 학과 중에 당시 가장 나은 선택이었기에 엄청난 고민이 있었던 건 아니다. 나는 그렇게 환경교육과에 진학했다. 전국의…
성탄절에 무언가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건 어른이 된 이후다. 무신론자인 나에게 성탄절은 어릴 적에는 선물을, 커서는 공휴일로서 휴식을 제공해 주었다. 올해는 마침 성탄절이 금요일에 자리 잡고 있어서 주…
나는 마음먹기에 따라 스스로 변할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사람의 습관을 변화시키는 것이 어렵다는 선조들의 속담은 나와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때문에 환경의식이 투철하진 않더라도 페트병의 라벨을 벗겨야 실제 분…
꿈에 그리던 경찰관이 되었고, 단어책을 달달 외우면서 꼭 저기서 근무해야지 다짐하던 지구대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다. 빗발치는 112신고를 처리하고 식당에서 밥을 먹고 또 신고를 뛰고 야식을 먹고 야간근무를 하며 밤…
처음 청소기가 나왔던 때를 기억한다. 1990년대 초중반, 지금의 빨래건조기, 에어 프라이기의 등장처럼 당시 청소기는 주부들의 로망이었을 것이다. 더 이상 무릎을 구부리고 방비와 쓰레받기를 찾지 않아도 된다는 해방…
하얀 천 조각이 아파트 베란다 건조대에서 나풀나풀 날리는 것이 흰색 옷 입은 여러 무희들이 춤추는 것 마냥 걸쳐져 있다. 갓난아기도 없는데 어찌하여 광목천이 저리 많이 걸리었을까 할 수도 있고 기저귀 차는 아기가 …
일일이 감각하고 의식하는 단계에서 습관이 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 내 친구 Y군은 커피를 주문할 때마다 “아, 텀블러 까먹었다!”를 외치곤 했다. 그는 기후 변화 기사를 보며 혀를 끌끌 찼지만 자주 햄버…
나는 흔히 말하는 깔끔쟁이다. 내 몸이 더러워지는 것이 싫고, 내가 맨발로 걷는 집이 더러워지는 걸 싫어하며, 잠자는 침구가 더러워지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이다. 이런 내게 물티슈는 인생의 동반자와 같은 느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