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우수] 경남 진주 금산의 초보 농부, 자연비료로 지구와 동행하다. (이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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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Willden / 작성일2025-05-23본문
저는 경남 진주에서 부모님의 농사를 돕는 평범한 청년입니다. 퇴직 후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진주로 돌아오신 부모님은 방목으로 닭을 키우시고 작은 밭을 일구십니다. 처음엔 부모님을 돕는 마음으로 농사에 뛰어들었지만, 화학비료와 농약이 기후위기를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자연비료를 사용하며 친환경 농사를 실천하는 여정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부모님과 함께 지구를 위한 농사를 실천하며 변화한 저의 경험과 깨달음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부모님의 농사, 그리고 고난의 시작
진주로 돌아오신 부모님은 집 근처, 500평 남짓한 밭에서 고추, 배추, 상추 같은 작물을 키우시고, 방목으로 닭을 기르십니다. 도시에서 자란 저는 농사가 단순히 씨를 뿌리고 물을 주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을 도우며 현실을 마주했습니다. 봄이면 진딧물이 작물을 갉아먹고, 여름이면 잡초가 밭을 뒤덮었습니다. 부모님은 “농약과 비료 없이는 농사가 안 된다”며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셨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게 당연하다고 여겼습니다. 비료를 주면 작물이 쑥쑥 자랐고, 농약을 뿌리면 해충이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흙을 만질 때마다 메마른 느낌이 드는 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부모님은 농업기술센터의 친환경 농업 강의를 들었습니다. 강사는 화학비료와 농약이 토양을 오염시키고, 비료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기후위기를 가속화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질소비료가 내뿜는 아산화질소는 이산화탄소보다 300배 강한 온실효과를 일으킨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부모님께서 뿌리신 비료가 지구를 병들게 하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부모님은 처음엔 “예전부터 이렇게 농사지었는데”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셨지만, 점점 심해지는 폭염과 이상 기후를 겪으시며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셨습니다.
자연비료로의 전환, 필환경을 향한 첫 도전
그 강의를 계기로 부모님은 농사 방식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끊고 자연비료를 사용하기로 한 것입니다. 부모님은 방목 닭의 분뇨와 볏짚을 섞어 퇴비를 만드셨고, 그 과정을 돕기 시작했습니다. 퇴비를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힘들었습니다. 분뇨를 모아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악취가 심했고, 발효가 잘못되면 퇴비가 부패해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농업기술센터의 자료를 찾아보며 퇴비 만드는 법을 공부했고, 부모님께 조언을 드렸습니다. 부모님은 “네가 이렇게까지 할 줄 몰랐다”며 웃으셨지만, 함께 퇴비 더미를 뒤집으며 땀을 흘리셨습니다. 자연비료로 전환한 첫해는 쉽지 않았습니다. 화학비료를 쓰지 않자 작물이 더디게 자랐고, 병충해도 늘었습니다. 2024년 여름, 폭염과 장마로 고추가 말라비틀어졌을 때 부모님은 “농약 한 번만 써보자”며 고민하셨습니다. 저는 부모님을 설득하며 천연 해충 퇴치법을 제안했습니다. 고추밭 주변에 마늘과 고수를 심고, 친환경 니임 오일을 뿌려 해충을 쫓았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수확량은 줄었지만, 고추의 맛과 향이 깊어졌습니다. 아파트 반상회 판매소에 내놓자 “농약 안 친 고추”라는 소문이 퍼졌고, 곧장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단골이 생겼습니다. 한 어머니께서는 “이런 고추는 처음 먹어봤다”며 고마워하시자, 부모님과 저는 서로를 보며 미소 지었습니다.
변화된 밭, 변화된 작물
자연비료로 농사를 시작한 지 1년 남짓, 우리 밭은 생기를 되찾았습니다. 흙은 부드러워졌고, 지렁이와 미생물이 늘었습니다. 방목 닭들도 더 건강해졌습니다. 풀을 뜯으며 자란 닭들의 알은 노른자가 진하고 맛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뿌린 퇴비가 지구를 해치지 않는다는 확신이 마음을 편안하게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기후위기가 먼 이야기가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진주의 여름은 점점 뜨거워졌고, 장마는 예측 불가능해졌습니다. 농사를 돕다 보니 날씨가 농부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임을 알게 됐습니다. 저는 부모님과 함께 작은 실천을 더했습니다. 비닐 멀칭 대신 볏짚을 사용해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였고, 빗물을 모아 물을 아꼈습니다. 부모님은 이제 자연비료의 가치를 믿으시고, 이웃 농부들에게 퇴비 만드는 법을 나누십니다. 한 이웃이 “선생님 밭은 흙이 다르다”며 배우고 싶다고 하셨을 때, 부모님은 뿌듯해하셨습니다.
지구를 위한 작은 실천
부모님의 농사는 거창하지 않습니다. 작은 밭과 30마리 닭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이 땅에서 화학비료를 끊고 자연비료로 농사를 짓는 일은 저와 부모님에게 큰 의미입니다. 처음엔 “우리가 뭘 바꾸겠냐”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부모님이 파시는 농산물을 찾는 어르신께서, “이런 농사가 많아지면 지구가 살 거야”라고 하셨을 때, 우리의 노력이 헛되지 않음을 느꼈습니다. 기후위기는 거대한 문제지만, 해결은 일상 속 작은 실천에서 시작됩니다. 저는 부모님과 함께 자연비료를 사용하며 토양을 살리고 온실가스를 줄이는 일을 이어갈 것입니다. 진주의 이 작은 밭이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길 바랍니다. 부모님의 땀과 저의 작은 도움이 모여 지구를 위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고 믿습니다.
결국 함께, 만들어 나갈 그린 환경
지구를 살리는 일은 저와 부모님만의 몫이 아닙니다. 화학비료를 버리고 퇴비를 선택한 우리의 작은 실천이 이웃 농부들에게, 그리고 마을 전체에 퍼져가듯, 기후위기 시대에 친환경 생활은 모두가 일상에서 시작하는 작은 변화에서 비롯됩니다. 우리의 노력은 비단 진주의 이 작은 밭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물을 아끼며, 자연을 살리는 선택 하나하나가 모여 더 큰 변화를 만듭니다. 기후위기는 거대한 도전이지만, 우리 모두가 실천하는 친환경 생활은 그 해결의 열쇠입니다. 앞으로 우리는 더 많은 이들과 손을 맞잡아야 합니다. 지역 농부들이 함께 자연비료를 배우고, 소비자들이 친환경 농산물을 선택하며, 젊은 세대가 지속 가능한 삶을 고민하는 움직임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나아갈 길은 분명합니다. 일상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선택을 실천하고, 서로의 노력을 공유하며, 지구를 위한 책임감을 키워가는 것입니다. 저와 부모님의 자연비료 농사가 한 사람이라도 더 친환경 생활을 고민하게 만든다면, 그것이 바로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결코, 이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끝내 환경을 위한 작은 도전을 계속되어야 합니다. 지금, 천천히 하지만 바르게, 자연이 좋아하는 씨앗을 심어 더 푸르고 건강한 지구를 만들어 갑시다. 모두 함께라면, 기후위기는 더 이상 두려운 미래가 아니라 희망찬 내일로 바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