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살아있는 자연을 선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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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일이 많은 5월이 드디어 돌아왔다. 어린이날부터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석가탄신일 등 많은 날이 있다. 그리고 그 중 어린이날은 많은 아이가 크리스마스만큼 기다리는 날이다. 온전히 아이들을 위한 날인 만큼 많은 아이에게 선물을 받거나 놀러가는 등 신나는 일들이 벌어진다. 아이들에게는 선물 같은 날이지만 우리에게는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을 지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는 날이기도 하다. 당장의 즐거움도 있지만 먼 미래를 생각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야 하는 날이기도 하다. 이들이 살아갈 미래가 암울함으로 가득한 것이 아니라 희망이 있고 더 나아질 수 있는 세상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점에서 전 지구적인 위기, 현재도 위기이지만 앞으로 더 큰 위험이 될 ‘기후변화’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지 알 필요가 있다.
최근 Child Fund가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콜레라, 말라리아, 뎅기열 등 기후변화와 관련된 질병 88%가 주로 5세 미만 아이들에게 발생한다. 거기에 기후변화로 대기 정체 일수가 증가해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이 더 심각해지고 있는데, 이는 어른보다 호흡량이 두배 이상 높은 어린이들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미세먼지 문제가 매년 심각한 우리나라도 이로 인한 의료 비용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낫다. 전 세계 아동의 75%가 기후변화로 장마, 폭염, 열대야 등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집에 살지 못하고 있어 관련한 질병을 경험한다고 한다. 기후 변화라는 위기에서 지구를 살리는 것은 아이들을 살리는 일이 되기도 한다. 이런 데이터들은 우리 마음을 아프게 하고, 기후변화라는 현실을 더욱 암울하게 느끼도록 한다. 그렇다고 희망을 포기할 수 없지는 않은가? 비록 현실이 이러 하더라도 우리는 어른으로서 아이들이 희망을 가지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희망은 스스로 꺾지 않는 한 지속되니 말이다.
앞으로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지구라는 생태에 대한 이해, ‘생태감수성’이 매우 중요하게 되리라는 것입니다.생태감수성을 키우는데 가장 효과가 큰 것이 바로 아이들이 직접 자연을 체험하는 것이다.개울에서 물고기도 관찰하고, 숲에서 논다든가 하면서 말이죠. 이런 경험을 하고 자란 아이들이 생태감수성이 높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아이들과 함께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훌륭한 실천은 전기 절약, 음식 남기지 않기, 고기 줄이기 등도 있지만, 살아있는 자연을 체험하며 노는 것도 포함된다. 이 과정은 함께 하는 어른들에게도 힐링이 되고, 생태감수성을 높일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자연이 주는 힐링과 다채로운 즐거움을 느끼고 나면 쉽사리 자연을 인간이 마음대로 해도 되는 존재로 바라보기는 힘들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자연을 가까이함으로써 아이와 우리 자신의 건강도 챙길 수 있다. 미국에서 아동발달에 관한 연구로 명성이 높은 리처드 로브 교수가 발표한 연구 내용에 따르면 아이들의 자연 체험이 줄어들수록 과잉행동, 집중력 장애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어른 또한 우울증이나 권태감에 빠질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자연을 직접 체험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대부분의 인구가 도시에서 살고, 도시에서 제대로 된 자연을 체험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고 포기해야 할까? 그렇지 않다. 어려움이 있지만 아이들과 우리 자신의 건강을 위해라도 자연을 접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힘들다면 어린이날만이라도 함께 숲이나 계곡을 찾는 등 자연을 즐기는 활동에 참여해 보도록 하자. 숲길 산책도 좋고, 등산, 캠핑 등도 좋다.
이제 장난감이나 실내 놀이는 던지고 자연을 찾아 그 풍요로움과 즐거움을 온전히 누려보자. 무엇을 하며 놀아야 할 지 모르겠다면, 국립공원, 환경교육센터 등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자연생태 교육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물론 자연에서 그냥 가만히 앉아 있어도 좋다. 숲이라면 새 소리를 듣고, 잎 사이로 부서지는 햇빛, 잎사귀를 흔들며 불어오는 바람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고, 바다라면 무한으로 부서지는 파도와 날아다니는 새, 해초의 일렁임, 바위 틈에 숨은 말미잘, 성게, 따개비 등 수많은 생물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거기에 가까운 이들과 이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니 얼마나 소중한 시간이 되겠는가? 그것이 아이들에게 자연이 주는 건강을 선물해주고 미래를 더 잘 살아갈 힘을 길러주는 길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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