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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의 물을 다시 생각하다(1) - 물 부족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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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Willden / 작성일202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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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UN환경개발회의에서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행동강령인 아젠다21(Agenda 21)이 채택되었다. 이 회의에서 지속가능성은 핵심 화두였고, 거기에는 물의 지속가능성도 포함되어 있었다. 점차 심각해지는 물 부족과 환경 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물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제안된 ‘세계 물의 날 준수 결의안’이 체택되었고, 매년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로 정해졌다. 이런 세계적인 흐름을 따라 우리나라도 1995년부터 ‘물의 날’을 기념하기 시작했다.그러나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의 수자원이 어떤 상황인지 알고 있는 이는 과연 얼마나 될까? 

이미 세계에서는 우리나라를 물 부족 국가로 분류했다. 국가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이 1년 간 쓸 수 있는 1,453㎥로 세계 153개국 중 129위이다. 연평균 강수량 역시 1,283㎜로 세계 평균보다는 많지만, 강수량이 여름에 집중되어 있고 인구 밀도가 높다. 1인당 강수량은 연간 2,700t으로 세계 평균 1만 5,044톤의 1/6에 불과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많은 양이 여름철에 집중되기 때문에 봄, 가을, 겨울에는 가뭄으로 농업용수뿐만 아니라 생활용수까지 부족한 경우가 발생한다. 뉴스에서 듣는 전국 각 지역의 가뭄 소식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91%가 도시에 사는 우리의 수도 사용은 남다르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절반 가량은 하루 94ℓ의 물로 살아간다. 환경 선진국으로 불리는 독일은 127리터, 덴마크는 131리터를 쓰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두 배가 넘는 302리터를 사용한다. 순수하게 가정에서만 쓰는 물을 따져도 198리터로, 세계적으로는 1인당 세 번째로 물을 많이 사용하는 나라이다.



‘지구 지표면의 70%가 물이라는데, 왜 물 걱정을 하는가?’ 생각할 수도 있다. 맞다. 지구에는 ‘물’은 많다. 다만,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물’이 70%의 물 중 0.77%밖에 되지 않을 뿐.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 중 약 97.5%는 바닷물이거나 염분이 섞인 물이다. 곧바로 식수나 농업용수로 사용할 수가 없다. 그래서 실제 바로 쓸 수 있는 물은 약 2.5%의 민물인데, 그나마도 대부분이 빙하거나 지하수로 저장되어 있다. 여름이 되면 설산의 빙하가 녹아 그 지역민의 식수가 되어주고 있지만, 그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사정이 그러하다 보니 실제 사용가능한 물은 0.77%가 되었다. 이 적은 양의 물은 산업이 발달하고 인구가 늘어나 사용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데다, 기후변화로 담수 증발이 급증하면서 사용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로 수분 증발량이 7% 증가했는데, 그 양이 8,900억 톤에 달한다. 이는 세계 최대 댐 중 하나인 중국 싼쌰댐 저수량 393억 톤의 22배를 넘는 양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급기야 2009년 세계경제포럼은 물 부도가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왜 세계경제포럼이 물 부도가 날 수 있다고 경고했을까? 이는 물 부족을 넘어 안보와도 관련있기 때문이다. 물은 생존은 물론 안보와도 관련된다주로 강을 끼고 있는 국가들 간에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나일강을 끼고 벌어지고 있는 이집트와 에디오피아 분쟁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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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 나일강에 세워진 그랜드 에디오피아 르네상스 댐>


 물을 둘러싼 이집트와 에디오피아의 갈등은 에디오피아가 나일강 상류에 2011년부터 초대형 댐을 건설하면서 시작되었다. 댐 건설은 에디오피아에게는 부흥의 기회가 되었지만. 이집트에게는 생존 위협이었다. 이미 아스완 댐을 건설하면서 토지가 황폐화되는 것을 경험했던 이집트로서는 에디오피아의 댐은 심각한 문제였다. 댐을 채우기 위한 기간을 협의 중이지만, 에디오피아는 5~7년, 이집트는 더 긴 기간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고, 의견 일치가 되지 않으면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상황이 되었다.지금 이 갈등은 이집트의 아랍연맹과 에디오피아의 아프리카연합까지 끌어들이며 확대되고 있다. 




 물을 통제하려는 국가와 주민 간의 갈등도 있다. 아시아의 아마존강으로 불리는 메콩강은 중국에서 시작해 인도차이나 반도를 가로질러 인도양으로 흘러나간다. 라오스,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는 이 강에서 나는 것을 먹고 살아간다. 그런데 1988년 중국이 만완발전수력발전 계획을 세우면서 메콩강에 댐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이후 11개의 댐이 더 새워졌고 을 둘러싸고 중국이 상류에 댐을 지었고, 뒤를 이어 메콩강의 3분의 1이 지나는 라오스가 수력발전을 통한 경제개발을 위해 댐 건설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16년 간 50개 이상의 댐이 지어졌고, 각국의 어엽과 농업은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댐 부근에 살던 사람들은 생계가 불가능해졌다. 이에 매콩강 곳곳에서 댐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의 저항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앞의 사례들은 댐 건설로 줄어든 물이 일으킨 갈등이라면, 우리나라에서는 물 부족이 바로 산업에 타격을 주었다. 1990년대 후반 포항은 극심한 가뭄으로 공업용수 부족이 위험한 수준까지 갔었다. 이렇듯 우리를 둘러싸고 물은 고갈에 대한 경고를 우리에게 계속 보내고 있다.


(2편 '숨겨진 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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