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국민 기본권 지킬 수 없는 탄소중립 목표, "헌법에 어긋난다" 4년 5개월에 걸친 기후소송, 절반의 승리를 거두다
페이지 정보
본문
2024년 8월 29일,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드이어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 제8조 제1항'이 규정하고 있는 '국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미래세대의 기본권을 지킬 수 없다'며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한 판결을 4년 5개월 만에 내렸다. 이 소송은 2020년 3월 청소년기후행동이 처음 제기해 시민, 아기, 환경단체까지 참여해 진행되었다.
현재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 제8조 제1항은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35%이상의 범위에서 줄이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제8조 제1항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전원일치로 판결내리며, 2031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량 목표를 설정하지 않은 것은 국민의 기본권인 환경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또 "2050년 목표 시점까지 감축을 담보할 수 있는 장치가 없어 미래에 과중한 부담을 이전하는 방식"이라며 "2031년 이후 기간에 대해서도 대강의 내용은 법률에 직접 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와 국회는 2026년 2월말까지 새로운 기후 대응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다만 청소년기후행동이 내세웠던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낮아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침해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기후 대응 규정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제기한 소송은 아시아에서 처음이다. '기후 소송'은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다. 2015년 네덜란드에서 처음으로 '기후소송'이 승소한 것을 계기로 전 세계로 기후 소송이 번져 나갔다. 아일랜드, 프랑스, 독일 등에서 승소가 이어지고 있으며, 미국 몬태나주에서 청소년들이 주 정부를 대상으로 화석 연료 개발에 대해 제기한 기후 소송에서 승소를 거뒀다. 국가를 대상으로 한 소송에서 기후 악당이라 불리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 소송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2023년말 기준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은 세계에서 13번 째로, 한해 동안 6억 7천만mt(메트릭톤)을 배출했다. 가장 많이 배출한 곳은 중국으로 144억mt로 전 세계 배출량의 30%를 차지했다. 미국(63억9천만mt), 인도(35억2천만mt), 유럽연합(34억3천만mt), 러시아(20억3천만mt), 일본(11억7천만mt)이 그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는 미진한 기후 위기 대응과 화석연료 투자 등으로 글로벌 환경단체들로부터 미국과 함께 '기후 악당'으로 뽑혔다.
- 이전글생존의 물을 다시 생각하다(1) - 물 부족의 현실 24.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