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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의 끄적끄적

마라톤과 생수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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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Willden / 작성일20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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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7일 대구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 참석했습니다. 오랫동안 마라톤을 쉬어서 자신감이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놓칠 수 없었죠! 


 국제적인 선수들의 경기부터 저처럼 마라톤 맛보기하려는 사람들의 10km,5km 까지 3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도로 위를 달렸습니다. 엘리트 그룹인 전문 마라톤 선수들이 8시에 출발한 후 아마츄어 풀코스가 출발하고, 제가 속한 10km도 8시 반에 출발했습니다. 4월 초임에도 5월 같은 날씨에 더웠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어 희비가 왔다갔다 했지만 그럼에도 무사히 결승점까지 들어왔습니다!! 만세!! 자기 인내의 시간이었고 힘들었지만 끝낸 후 기분만큼은 정말 뿌듯했지요!


 그런데 1등 선수가 제가 들어오고 15분 쯤 지나자 엘리트 코스로 출발한 선수 중 1등으로 들어온 선수가 스타디움에 접근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충격이었어요...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빨라요? 제가 10km를 뛸 동안 그 분은 시간 조금 더 보태 42.195km를 달려오셨어요. 역시 선수는 다른가 봅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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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시간 7분 3초로 일등을 차지한 케냐의 스테픈 키프롭. 첫 출전에 우승을 거머쥐었다.>

 2시간 7분 조금 넘는 시간에 들어온 1등으로 들어온 케냐의 스테픈 키프롬은 이번이 첫 출전이었다고 하더군요! 첫 대회에서 이런 멋진 성과까지! 진짜 멋져 보였습니다. 여자부에서는 두 명이 대회 신기록을 깼다고 하네요. 등수를 떠나 이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수많은 인고의 시간이 있었겠지요? 그런데 선수들도 인상적이었지만, 결승지점에서 선수들의 골인을 기다리는 기자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들은 각자의 무기를 손에 들고 자리 잡고 앉아 들어오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죠. 


 각자가 자기와의 싸움을 이기고 결승선까지 들어왔기 때문일까요? 기록에 상관없이 사람들의 얼굴은 해냈다든 기쁨이 가득차 보였습니다. 저도 그랬고요. 우리들은 다른 선수들이 끝까지 완주를 격려하며 한 명씩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박수와 환호를 열렬히 보냈습니다. 오늘은 모두가 승자!! 


 이 모든 것이 즐거웠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바로 물스펀지와 일회용 생수 페트병. 10km를 뛰는 동안 한 번은 생수를, 한 번은 물스펀지를 제공했는데 달리는 도중 마시고 뿌려야 하는데다 들고 뛰기 힘들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길에 던지고 갑니다. 길은 밝힌 페트병과 스펀지로 지저분했습니다. 그 와중에 인상적이었던 건 엘리트 선수들은 각자 물병이 물을 섭취하는 지점마다 놓여져 있었다는 거죠. 하지만 우리들은... 그렇지 못했죠. 그래서일까요? 어떤 이는 마라톤 대회 때는 환경운동가도 페트병을 버리게 된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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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도중 찍은 물 스펀지. 페트병은 미처 찍지 못했다.>



 문득 런던마라톤대회가 생각났습니다. 세계적인 마라톤대회인 이 대회에서는 기후변화 대응과 지구 환경을 위해 노 플라스틱을 외쳤고, 일회용 페트병 대신 포장째 먹을 수 있는 생수를 공급해 획기적으로 쓰레기를 줄였다는군요. 

 우리도 해초 물주머니, 안될까요? 만약 그랬다면 도로 위를 달리는 경험이 더 좋은 추억이 되었을 거예요. 물을 먹는 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이런 작은 변화가 큰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제는 너무 자연스럽게 마트에서 장바구니를 꺼내는 우리의 모습처럼 말이죠.


 그래서 비록 지금은 페트병과 스펀지가 마라톤의 흔적처럼 거리를 매꿨지만, 앞으로는 우리나라 마라톤이 런던마라톤처럼 NO Plastic 마라톤이 되길, 깨끗한 거리 속에서 마라톤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빌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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