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선] 행사는 풍요롭게, 쓰레기는 없게 (이공주) > 지구생활수기공모(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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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입선] 행사는 풍요롭게, 쓰레기는 없게 (이공주) 제 2회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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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Willden / 작성일202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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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높은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칠보산 생태문화잔치가 곧 열립니다.

잔치가 곧 시작된다는 걸 알리기 위해 입구에 가랜드를 걸었습니다 

사람 키보다 높이 달기 위해 의자를 놓고 까치발까지하면서  온몸을 늘려 

단단하게 묶어봅니다.

행사를 알리는 가랜드는 연극축제 때 쓰고 버린  대형 현수막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대형 현수막을 가위로 쓱쓱 오려 최대한 간단하게 작업을 해 봅니다.

다 걸고 멀리 떨어져 보니

눈에도 잘 띄고 행사장 같은 분위기가 물씬 나는 것이 정말 맘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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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가지 행사가 곳곳에서 열리는 좋은 계절, 행사는 좋은데 끝나고 나면 행사에 쓰인 입간판, 가랜드, 현수막 등 쓰레기가 넘쳐 인상을 찌푸리는 날이 요사이 계속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잔치는 조금은 손이 가지만 버려지는 현수막으로 약간의 재단을 해서 

꾸며봤습니다. 행사장에서 입을 앞치마도 쭉 ~쫙 ~ 오려  만들어서 입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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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가지 부스를 알리는 간판도 현수막으로 만들어 눈에 띄게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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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열리는 행사에 다 함께 마음이 맞아 새로운 쓰레기를 만들지 말자는 결의를 할 수 있어 여러모로 뜻깊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잔치에는 공연도 있었습니다. 공연 중에 마당극이 있었는데 각색, 의상, 장단까지 자신의 재능과 열정을 쏟아부었습니다. 각색한 내용은 알고 있는 흥부 놀부하고는 조금은 다르지만, 결말은 같습니다. 아끼고 사랑하고 나눔을 할 줄 아는 흥부는 잘살고 부를 혼자 누리고 나눌 줄 모르는 놀부는 도깨비한테 혼쭐이 나는 결말이였습니다. 

공연을 보고 있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우리가 살다 죽어갈 때 이 지구에 흔적을 많이 남기는 사람은 놀부처럼 혼이 나야 하고 흔적을 최소한으로 남긴 사람에게는 천상을 누려야 하는 복을 주어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잠깐 하는 사이 공연은 끝났고 청명한 하늘 아래 잔치에 모인 사람들은 따뜻하고 포근한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우리가 만든 잔치는 쓰레기가 없어서 마음이 편안합니다. 


갖가지 것들을 현수막으로 만들면서

넓은 바닥에 펼치고 접는 모습이 

대형치마를 입고 있는 모습 같아 좋아하는 사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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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막에서 맘에 드는 색과 그림을 고르는 과정도 재미있었습니다. 

딱 2시간만 시간을 들이자 했는데 역할을 나누어서 척척 10시쯤 시작한 작업은 12시 조금 넘어 끝났으니 목표대로 신속하면서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정도면 다음번에도 실행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현수막이 너무 커서 다 펼치지도 못했습니다. 이번에 행사장을 꾸미는데 버려진 현수막을 쓴다고 해도 아주 많이 남습니다. 작업을 다 하고 함께 싸 온 도시락을 펼쳐 먹을 때 다른 때보다 더 맛있는 건 아마~~~우리가 하고자 하는 대로 지구는 움직일 수 있다는 희망이 조금은 보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나 봅니다.


며칠 있다가 벼려진 현수막을 쓸 기회가 한 번 더 생겼습니다. 야외 행사장에 환경 메시지 

전달의뢰를 받았는데 그곳에 플라스틱 섬을 읽고 그린, 그림엽서 꽂이 함 배너를 작업하기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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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내용은 이면지로 뽑아서 고정했고 엽서 꽂이 함은 현수막을 길게 오려 칸을 나눠주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아이들이 그린 엽서를 눈여겨보고 하나씩 뽑아갑니다. 

아이들의 몇 가지 작품의 글과 그림이 저에 가슴을 울렸습니다. 아마 다른 분들에게도 전달되어겠지! 라고 생각해봅니다. 이 배너는 며칠 동안 행사장에 잘 사용되었고 다 쓰고 난 후 다른 행사장에서도 한 번 더 사용되었습니다. 


올해도 따뜻한 봄이 시작되면서 곳곳에서 활기찬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종이컵을 준비해 주지 않아도 돼요. 생수병 주지 말아요, 텀블러 지참해요, 용기나, 바구니 들고 와요, 어딜 가든 이런 건 습관이 되어야 할 거 같습니다. 

이러한 행동으로 행사 후에도 쓰레기로 인해 인상이 찌푸려지지 않게 여러 가지 지혜를 

모아보면 좋겠습니다. 

행사는 풍로롭고 쓰레기는 최소한으로. 모두 실천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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